암컷 쥐에 '가짜 폐경' 구현…가임기 연장 실험

입력 2024-03-24 18:28   수정 2024-03-25 01:34

만 35세. 노산의 기준이다. 남녀 할 것 없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하는 시점에, 여성의 생식기관은 나홀로 노화를 시작하는 ‘미스매치’가 생긴다. 저출산의 주원인 중 하나인 이런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난소 나이 되돌리기’ 임상이다. 서유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포함해 베레니스 비나윤 사우스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 스테파니 파비온 북미폐경학회(NAMS) 메디컬 디렉터 등이 연구 중이다.

비나윤 교수팀은 폐경이 없는 쥐에게 ‘가짜 폐경’을 만드는 연구부터 하고 있다. 30대 중후반 이후의 여성 몸에서 난소가 제 기능을 잃어가는 것을 동물실험 단계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암컷 쥐의 유전자를 조작 중이다. 쥐에게 가짜 폐경을 구현하고 나면 이를 지연시킬 방법을 찾아낼 동물실험을 할 계획이다. 파비온 디렉터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쥐의 가짜 폐경을 막은 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인공자궁 연구도 활발하다. 20여 년 전 미국 코넬대에서는 쥐의 자궁내막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쥐 인공자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진은 조금 더 발전한 형태의 인공자궁 ‘익스텐드(EXTEND)’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2017년 바이오 백 형태의 인공자궁 안에 인공양수를 채우고 미성숙한 새끼 양을 넣어 키웠다. 그 결과 30일간 새끼 양의 뇌, 눈, 폐 등이 정상적으로 자라난 걸 확인했다. 현재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공자궁 연구개발(R&D)은 임신 주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조숙아를 키우는 방법 위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착상부터 시작해 태아를 키워내는 형태의 인공자궁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에 가깝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부터 인공자궁 사용 범위를 동물에서 사람으로 넓히기 위한 R&D 방향에 관해 논의를 시작했다. 안 마사로 FDA 소아자문위원회 위원은 “(인공자궁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사안들에 대해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뉴욕=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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